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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계>는 폴란드 텔레비젼과 자유 베를린 방송사가 함께 만든 텔레비전용 영화이다. TV 연작시리즈 십계 중에서 제5계는 키에슬로프스키 감독에게는 특별한 의미를 지니는 작품이다. 1988년 칸느 영화제에서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한 <살인에 관한 짧은 필름>이 바로 제5계를 제목만 바꾼 것이다.

키에슬로프스키는, 이 연작에서 인간사의 어떤 근본적 딜레마, 일상 속의 비일상, 고뇌와 결단의 순간 등을 다룬다. 그 순간에 인간 삶의 본질과 존재의 불가해성이 더없이 날카롭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드러낼 뿐 그 이상을 시도하시는 않는다. 열 편의 연작은 각기 미완성인 채로 관객에게 열려 있다고 볼 수 있다. <십계>에서 키에슬로프스키는 텔레비젼 영화라는 한계를 오히려 잘 활용해 독자적인 형식미를 추구한다.


-영화 줄거리

"법은 본성의 모방이 아니라 그 쇄신이어야 한다.
법은 인간 상호관계의 규율에 의미가 있다.
우리가 법을 무시 또는 침범하는 그만큼 우리의 실존과 삶이 경시 또는 침해된다.
인간은 자유가 있다. 타인의 자유권만이 자유를 제한할 수 있다.
형벌? 형벌이야말로 보복이다. 폭행을 예방하기는커녕 불의마저 낳는다.
누구의 이름으로 법이 보복을 하는가? 무죄한 사람들의 이름으로? 정작 무죄한 사람들이 권리의 옹호자들인가?"

변호사 표트르, 그는 인간이 만든 형벌이 사회의 범죄를 결코 없앨 수 없을 것이라는 주장과 함께 사형 반대의 변론을 펼친다. 택시기사 왈데마르는 개인택시를 소유하고 있는 사람으로 승객을 선택해서 탑승시키는, 심보가 좀 고약한 사람이다. 라자르 야첵은 21세의 청년으로 뒤틀릴 대로 뒤틀린 공격적인 사람이다. 이 야첵이 도시를 헤매다가 한 택시기사, 왈데마르를 잔인하게 살해한다.

법원은 야첵에게 사형을 선고한다. 표트르는 변호사 취임 후 처음 맡은 변호에서 사형을 반대하는 변론을 펼쳐보지만 허사로 끝나고 만다. 사형수 야첵의 요구로 변호사는 야첵의 감방을 방문한다. 거기서 비로소 변호사는 살인자를 사로잡고 있던 괴로움의 원인을 알게 된다. 사랑하는 누이동생이 5년 전에 죽었는데, 그 죽음에 오빠도 책임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 후로 야첵은 집을 뛰쳐나와 방황하다가 마침내 사형수가 되기에 이르렀다.

야첵은 마지막 유언을 변호사에게 남긴다. 자신의 잘못으로 세상을 떠난 누이동생의 묘지 옆에 묻어줄 것과 자신이 확대해 달라고 사진관에 맡긴 여동생의 사진을 찾아서 어머니에게 전해주는 것이다. 법의 집행과정을 지켜 본 변호사는 그 비인간적인 모습에 충격을 받고 돌아오는 길에 다음과 같은 말을 외치며서 영화는 끝난다. "역겹구나. 모든 것이 역겹구나."

이 영화는 법의 이름으로 또 다른 살인을 정당화하는 현대사회의 모습을 비판하고 있다. 다섯째 계명, "사람을 죽이지 마라."는 비록 법이라 하더라도 사람을 죽이는 일을 정당화할 수 없음을 말하려고 한 것이다.(상영시간 56분)

-영화 보기

이 영화에서 거울 앞에 선 변호사의 모습은 인상적이다. 영화에서 거울이나 유리창 앞에 선 사람은 바로 이 이야기의 증인이며 스토리텔러(Storyteller)라고 할 수 있다. 거울은 비추어 보여주는 반영의 기능을 가지고 있다. 거울의 의미는 두 가지로 말할 수 있는데, 첫째, 인간을 멸망으로 이끄는 사치나 허영을 말하고 있으며, 둘째, '자신을 아는 덕'을 상징한다. 다시 말해서 진리, 혹은 지혜를 나타낸다. 우리가 주로 생각하는 거울의 의미를 첫째 개념으로 이해하기 쉬우나, 영상에서 거울은 두 번째 의미로 크게 작용한다고 하겠다. 현실을 바로 전하는 사람, 다시 말해서 순교자들처럼 증거하는 사람을 거울 앞에 서게 한다. 여기서는 변호사가 그 기능을 직접적으로 맡고 있다고 볼 수 있으며 야첵도 사회를 고발하는 간접적인 기능을 가지고 있다고 하겠다.

이 영화 안에서 또 한가지 관심을 끄는 것은, 사람의 이름이 주는 의미이다. 이름을 불러주는 것이 바로 인격적 관계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야첵'이라는 자신의 이름을 오랜만에 들어본 청년은 울어버릴 뻔했다고 진지하게 고백한다.

이름은, 한 인간이 다른 사람과 바꿀 수 없는 유일하고도 개별적 존재임을 확인시켜 주는 것이다. 부모는 태어난 아기에게 이름을 지어주어 다른 아이들과 구별되게 하며, 그 이름은 일생동안 그를 따라다니게 된다. 우리가 어떤 사람의 이름을 부를 때, 그는 그의 고유한 개성과 생활태도와 힘을 가진 인물로서, 또한 인간적인 약점과 결점을 지닌 한 사람으로서 우리 눈앞에 현존하게 된다. 강제 수용소나 형무소에서는 사람들에게 번호를 붙이는데, 번호로 불리면서 그 사람은 자신의 이름과 고유한 인격을 상실하게 된다. 우리 각자가 자신의 이름으로 불리는 것은 인격적인 존중을 받고 있음을 생각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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