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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16 15:14

다크나이트

조회 수 3341 추천 수 0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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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배트맨] 시리즈는, 이 시리즈를 처음 시작했던 팀 버튼의 배트맨과는 많이 다르다. 팀 버튼의 베트맨이 블록버스터의 화려함과 거대 물량의 압도적인 지원 속에서도, 정체성의 혼돈에 사로 잡힌 어둠 속 영웅의 고독한 내면적 상처를 드러내는데 주력했다면, [메멘토][인썸니아]로 인상적인 스타일을 선보인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팀 버튼의 배트맨보다 더 강인하고 힘 있는 영웅을 만들어낸다. 가장 고전적인 주제, 악은 멸하고 선은 승리한다라는 권선징악적 주제가 바닥에 분명히 깔려 있지만, 배트맨은 선을 선이라 주장할 없게 만든다는 점에서 미묘한 파장이 발생한다.


[다크 나이트]는 [배트맨 비긴스]에 이어지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배트맨 이야기이다. [배트맨 비긴스]에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배트맨이라는 어둠의 영웅이 어떻게 탄생되었는지 그 기원을 보여주었다. 자신의 눈 앞에서 악당의 총을 맞고 아버지가 죽는 것을 직접 목격한 어린 부르스 웨인의 분노는, 가족의 가치를 가장 중요하게 대중들의 보편적 정서에 깊은 호소력을 전달하면서 배트맨의 탄생에 힘을 실어주었다. 고담시 최고의 갑부인 억만장자 브루스 웨인(크리스찬 베일 분)이 왜 박쥐 가면을 쓰고 박쥐망토를 입고 악을 징벌하는 어둠의 기사가 되었는지에 대한 원형적 접근이 [배트맨 비긴스]에서 이루어졌다면, [다크 나이트]는 배트맨과 맞서 싸우는 악당 조커(히스 레저 분)를 등장시키며 배트맨의 활약을 본격적으로 확대시킨다. 악이 강해야 악과 맞서 싸우는 선의 존재가 부각된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소설 [메멘토모리]를 집필한 동생 조나단 놀란과 함께 완성한 [다크 나이트]의 각본은, 단순히 배트맨의 활약상을 나열하는데 그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단지 자신의 신분을 감추고 악을 징벌하는 어둠의 기사 배트맨의 존재 자체가 아니라, 배트맨과 고담시의 관계이다. 즉 한 개인의 자아와 그것을 둘러싼 세계와의 관계 생성이야말로, 헤겔적 의미에서 세계-내-존재로서의 뿌리를 확고하게 하는 것이다. 배트맨이 자신의 신분을 노출할 수 없는 필연적 이유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다크 나이트]는 다른 배트맨 시리즈와의 연결고리를 효과적으로 확보하는데 성공한다.


고담시는 축소된 세계다. 그리고 배트맨이 맞서 싸우는 고담시의 추악한 범죄와 부정부패는 세계악의 집합체이다. 배트맨이 고담시를 위해 악과 싸우면서도 왜 고담 시민들로부터 환영받지 못한 존재가 되는지를 설명하는데 [다크 나이트]는 많은 힘을 기울이고 있다. 고담시의 어두운 하늘을 지켜주던 거대한 배트맨 탐사등을 시민들이 필요로 하지 않는 이유는, 배트맨의 존재에 대한 믿음의 부족 때문이다. 빛이고 어둠이며 선이면서도 악으로 인식되는 배트맨의 존재는, 그가 개인과 세계 혹은 빛과 어둠의 경계선상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즉 배트맨은 경계의 인간이다. 배트맨이라는 이름 자체가 인간과 박쥐의 경계를 드러내고 있지 않은가. 배트맨의 치명적 약점은 그 경계가 무너지는 것이다. 자신의 신분이 드러나는 순간 배트맨은 경계에서 머물 수 없고 어느 한 영역을 선택해야만 한다. 그의 존재 이유가 사라지는 것이다.


조커는 이러한 배트맨의 약점을 정확하게 알고 있다. 그래서 조커는 도시를 무차별하게 파괴하면서 고담 시민들에게 제안한다. 배트맨이 자신의 신분을 밝힐 때까지 사람들을 살해하겠다고. 이제 고담 시민들의 원성은 배트맨에게 향한다. 배트맨은 자신이 신분을 밝히지 않는동안 즉 경계에 서 있는 것을 포기하지 않는동안 계속해서 무고한 시민들이 살해당하는 것을 보고 괴로워한다. 배트맨이 자신의 신분을 드러내는 순간 과연 파괴와 혼란은 끝날 것이가. 배트맨은 카메라 앞에 나서서 억만장자 브루스 웨인으로서의 신분을 밝히려고 한다.


고담시의 지방 검사 하비 덴트(아론 에크하르트 분)와 고든 형사(게리 올드만 분)는 배트맨과 함께 고담시를 악으로부터 지키는 선의 삼각축을 형성하고 있다. 하비 검사와 고든 형사는 각각 검찰과(사법기관) 경찰(집행기관)을 공권력의 상징적 존재이다. 배트맨은 법적 질서의 테두리 안에서 처벌하지 못하는 악을, 법의 영역 밖에서 응징한다. [다크 나이트]에서는 하비 검사와 고든 형사가 악당들과 맛서 싸우는 과정에서 또 다른 모습으로 변모한다. 고든 형사의 변모는 반전의 의외성을 안고 있지만 큰 축에서는 벗어나지 않는다.


문제는 지방 검사 하비 덴트다. 그는 복잡한 인물이다. 왜냐하면 그는 배트맨의 미래 희망이기도 하지만 배트맨이 사랑하는 레이첼 도스(매기 질렌홀 분)의 연인이기도 하다. 배트맨은 하비 검사처럼 법의 영역에서 악을 징벌하는 사람들이 승리하는 세상이 오기를 간절히 희망한다. 그것은 그의 존재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배트맨은 자신이 사랑하는 레이첼이 하비 검사와 가까워지는 것을 바라보고 있어야 한다. 하비는 배트맨(정확하게는 브루스 웨인)과 레이첼의 관계를 모르고 있다. 하비가 조커의 흉계와 맞서 싸우는 과정에서 사고를 당하고 얼굴의 반쪽이 일그러진 투 페이스로 변모하는 것은, 선과 악이 동전의 양면처럼 아주 쉽게 뒤집혀질 수도 있다는 조커의 주장을 보여주는 것이다.


[다크 나이트]의 촬영이 다 끝나기 전인 올 1월, 자택에서 약물 중독으로 세상을 떠난 히스 레저는, 팀 버튼의 배트맨에서 조커를 연기했던 잭 니콜슨에 전혀 뒤지지 않는 새로운 조커의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그는 광기 어린 절대 악의 화신으로서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는 개성적인 조커의 캐릭터를 자신에게 부여했고, 그것을 멋지게 성공시켰다.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다크 나이트]는 히스 레저의 영화다. 그가 내년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에 사상 일곱번 째로 사후에 추천되는 후보가 되어도 이상할 일이 아니고 수상의 영예를 안아도 전혀 모자라지 않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다크 나이트]는 배트맨 시리즈 중에서도 가장 기억할만한 작품이다. 세계의 악을 척결하기 위해 제도권의 힘을 빌리지 않고 사적인 방법으로 접근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신분을 감추는 이중적 자아가 필요하다. 배트맨의 고독과 소외는 그가 경계에 서 있는 것을 선택하면서부터 필연적으로 그의 일부분이 된다. 우리가 배트맨에게 느끼는 정서적 동일성은 악을 척결하는 그의 대의명분 때문만은 아니다. 세계의 중심으로부터 빗겨난 자의 고독과 소외가 우리의 가슴을 뒤흔들기 때문이다. 그것은 결국 세계와의 불화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다. [다크 나이트]는 배트맨의 영웅적 활약상이 아니라 그가 세계와의 관계 맺는 방식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사회적인 영화이다.

글출처 : 영화평론가 하재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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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미자 2008.08.22 16:12
    이번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역시 조커의 연기랍니다. 악은 각자 내면의 약점을 잘 알고, 건강하지 못한 곳을 공격해서 파멸로 이끈다는 것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던 영화랍니다. 조커는 먹이를 찾아 으르렁대는 그 무엇과도 같다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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