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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다니엘 헬미니악 | 역자 김강일 | 출판사 해울 | 정가 12,000원

미국 성공회에서 동성애자 주교가 탄생하였을 때, 일부 신자들이 가톨릭으로 개종하고, 가톨릭교회도 꽤 냉냉한 반응을 보였다. 또 최근 미국 한 주에서 동성애 부부를 인정하자, 부시가 이를 가지고 방방 떴다고 하는데, 과연 부시다운 일이다.

<성서가 말하는 동성애-신이 허락하고 인간이 금지한 사랑>에서 저자 다니엘 헬미니악은 동성애에 대한 여러 논란은 냅두고 일단 성서에서 과연 동성애를 단죄하는가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 먼저 그리스도교 근본주의의 문자주의를 비판한다. 문자주의란 '<성서>가 기록될 당시의 역사, 문화적 배경과 시간의 흐름에 따른 언어의 변천, 번역 과정의 오류 따위를 비판적으로 고려하지 않은 채 <성서>를 문자 그대로 받아들여서 현재에 적용하려는 태도나 행위'를 말하는 것인데, 앞에서 언급했던 또라이 부시가 그러한 류를 신봉한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솔직히 말해서 한국의 그리스도교-대부분이 근본주의적 성향을 지닌 한국의 개신교와 가톨릭도 별반 다르지 않은-도 크게 벗어나지 않은 것 같다.

저자는 '문자 그대로 읽기'를 넘어서서 역사-비평적 읽기를 제안한다. '이 접근법은 본문의 의미를 결정하기 전에 그 본문의 역사, 문화적 맥락에 다시 집어 넣도록 요구하기 때문에 '역사적'이라고 불린다. 이 접근법은 <성서>를 신중하게 생각하고 꼼꼼하게 분석하도록 요구하기 때문에 '비평적'이라고 불린다.'(pp. 23-24). 영어의 숙어의 예를 들면서 이를 설명하는데, 저자의 예와 달리.. 성문기본영어 첫부분에 나오는 문장으로 그대로 해석하면 '그는 은 수푼을 입에 물고 태어났다'가 있다. 뜻은 '그는 부유한 집에서 태어났다'인데, 분명 그렇게 사용하게 된 데에는 어떠한 맥락이 있을 게다. 문자주의는 맥락을 간과한 채 그는 그저 은 수푼을 입에 물고 태어났다고 말할 것이다.

헬메니악은 역사-비평적 방법론으로 동성애와 관련된 성서의 텍스트를 다시 읽어 나간다. 정말 <성서>가 동성애를 단죄했을까? 가령 소돔이야기(창세, 19:1-11)를 보게 되면, 소돔이야기는 12세기경부터 동성애를 단죄하는 이야기로 받아들여졌고, 사람(sodomite: 남색자, '항문성교를 하는 사람들)이라는 뜻에서 드러나듯이, 하느님은 동성 성교 행위 때문에 소돔사람들을 단죄하고 벌하였다고 추측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당시 셈 문화와 아라비아의 문화적 맥락에서 볼 때에, 반드시 동성애를 의미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나아가 소돔의 죄의 핵심은 이방인을 확대하고 모욕한 죄이며, 나그네를 욕보인 죄이며, 궁핍한 사람들을 냉대한 죄라는 것이다. 저자는 예수 그리스도또한 소돔의 죄를 냉대의 죄로 이해했으며, 오히려 소돔 이야기 속에는 슬픈 역설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자신들과 다르다고 동성애자를 기이하고 별난 존재로 부각하고 소외시키고 모욕하는 이것이야말로 소돔의 죄라는 것이다. 종교의 이름으로, 추측에 근거한 유대-그리스도교의 도덕성이라는 이름이 벌어지는 그러한 사악함이야말로 소돔 사람들이 지었던 바로 그 죄이며, 그와 같은 잔혹함이야말로 <성서>가 진정으로 거듭해서 단죄하려고 했던 것이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저자는 계속해서 여러 텍스트를 분석하면서, <성서>가 단정적으로 동성애를 단죄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증명하면서 다음과 같이 결론을 내린다. '게이나 레즈비언 섹스 자체가 선한지 악한 지 즉, 동성 간 성행위 자체가 옳은 지 그른지를 분명하게 알아보고 싶다면 <성서>가 아닌 다른 곳에서 답을 찾아야만 할 것이다. 왜냐하면, <성서>는 결코 그 질문에 답하지 않으며, 오히려 동성애에 대해서는 일부러 개의치 않으려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p. 202).

분명 이 책은 그리스도를 열심히 믿는 동성애자에게 힘을 주었을 것이다. 열린마음으로 소외된 이들에 힘을 줄 수 있는 책을 쓴 저자에게 찬사를 보낸다.

저자의 한국 독자들에게 보내는 글이 인상적이다.

'시대는 변하고 있습니다. 급격하게, 그리고 심대하게 말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놀라운 것입니다. 따라서 이런 변화에 두려움을 느끼는 사람들이나 어떤 변화든 필사적으로 막아보려는 일부 사람들의 행태를 이해할 수는 있습니다. 이들은 시대의 흐름을 막으려는 자신들의 시도를 하느님의 이름으로 행합니다. 그러나 이들의 오도된 행동은 사실 하느님의 일에 역행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렇듯 '재미있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우리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이미 말씀하셨습니다. 그러한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우리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이미 말씀하셨습니다. 그러한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오늘날의 문제에 적용시켜 갈 용기가 필요합니다. 나는 여러분의 이러한 작업에 이 책이 도움이 되길 희망합니다. 부디 하느님께서 이 책을 세인의 무지를 깨치고 세상을 평화롭게 만드는데 사용하시길 기원합니다.' (pp. 220-221).

-가톨릭 인터넷 언론 <지금여기>, 김여석님의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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