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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앞모습  /가족뒷모습

출판사 샘터사 2009-07-07 출간 |

저자소개 최인호

고등학교 2학년 때인 1963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벽구멍으로>가 당선되었고, 1967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견습환자>가 당선되면서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이후 한국 현대문학사의 기념비적인 이정표들을 세우며 왕성한 작품 활동을 이어 나가고 있다. 주요 작품으로 <타인의 방> <잠자는 신화> <바보들의 행진> <겨울 나그네> <별들의 고향> <도시의 사냥꾼> <지구인> <잃어버린 왕국> <길 없는 길> <왕도의 비밀> <상도> <제4의 제국> <해신> <유림> 등이 있다.

최인호씨가 1975년부터 월간 <샘터>에 연재한 소설 ‘가족’이 400회를 맞았다. 그 이야기들을 묶은 단행본 <가족 앞모습> 등에는 아내와 아들딸 그리고 내 이웃을 제대로 사랑하게 만드는 비결이 빼곡하다.

1972년 딸 다혜가 태어났을 때, 갓 대학을 졸업한 가난한 청년 작가 최인호씨는 병원 복도에서 혼자 주먹을 쥐었다. “이제 아기는 크겠지. (중략) 아기가 장난감이 필요할 때면 때맞추어 사다줄 것이다. 난 절대로 절대로 이 아기를 궁색하게는 키우지 않을 것이다. 썅, 맹세한다 맹세해. 나도 남들처럼 피아노를 배우게 할 것이다. (중략) 두고 봐라. 두고 봐. 썅, 맹세한다, 맹세해.”

그 딸이 커서 진짜 오른손 왼손 다 사용해서 피아노를 치고, ‘나는 피리 부는 사나이’ 노래도 앙앙 부르고, 여드름이 나고, 입시 공부에 밤을 꼬박 새우고, 대학 가서는 늦은 시간 남자 전화도 걸려오게끔 하더니 결국은 “소도둑처럼 크나큰 신발을 신는” 사위에게 시집을 가버렸다. 처음으로 딸의 젖니 두 개를 뽑은 다음 날 “언젠가는 내 딸아이가 또 자기의 딸아이의 이를 빼게 되겠지”라고 감상에 젖은 게 바로 어제 같은데, 어느새 딸이 딸을 낳아 기르는 날이 오늘이 됐다.

거추장스러운 가족 이야기도 술술

그 세월 그대로, 최인호 작가의 가족 이야기는 월간 <샘터> 연재소설 ‘가족’에 고스란히 담겼다. 1975년 시작한 연재는 2009년 8월호로 400회를 맞았다. 국내 문학사상 가장 오랜 연재 기록이다. 그동안 아들 도단이가 태어나고, 외삼촌과 누이들과 어머니를 여의고, 사위 민석과 며느리 세실이를 들이고, 외손녀 정원이와 친손녀 윤정이가 세상에 나왔다. <가족>은 ‘소설’이라는 갈래를 달았지만 사실 최 작가 자신과 가족, 주변 이웃에 관한 이야기를 사실 그대로 기록한 ‘일기’와도 같은 글이다.

<가족>이 ‘홈 스위트 홈’을 노래하는 낯간지러운 가족 예찬론이라면 연재는 이렇게 오래 이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최 작가는 결혼식을 끝내고 달리는 신혼차에서 “이게 남들이 하고 싶어하는 결혼식인가” 괜히 우울해져 어디론가 도망가고 싶었고, 때로 ‘젓가락 두 개가 걸을 때마다 성가시게 두드리는 빈 도시락’같이 잔소리 심한 아내가 저주스러워 “던져도 손해 보지 않을 베개를 던지기도” 했다는 사실을 숨기지 않는다. 불만투성이인 아이들이 미워 “볼따구니를 쥐어뜯고 머리통을 때렸다”라고 쓴 글에는      
최인호씨가 1977년 아들 도단이를 목말 태우고 있다. 이 꼬마가 어느새 아빠가 되었다.
짜증이 가득 배어 있고 노인성 히스테리 증세를 보이는 노모를 뵙고 온 날에는 “어머니는 비겁하게 자신의 죽음을 손바닥에 묻혀 들고 우리를 겁주고 있다”라는 차가운 문장을 적기도 했다.

가족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라지만 사실은 가장 거추장스럽고 짜증나는 대상 또한 가족이라는 걸 <가족>은 부인하지 않고 담담하게 보여준다. 그렇게 가족이 가장 아프게 마음을 할퀼 때도 있다는 걸 순순히 받아들일 때 오히려 그 상처가 치유된다. 그래서 “아빠를 사랑하긴 하지만 존경하진 않아”라는 아들의 발언에 충격에 빠졌다가도 금세 얼굴을 마주 보며 헤헤 웃고, “돈 필요할 때만 찾고 평소에는 아비 알기를 개똥으로 안다”라며 딸에게 토라졌어도 훗날에는 시집간 딸 방에 우두커니 앉아서 울고, 그렇게 속없고 배알 없이 계속 가족을 사랑할 수 있는 것이다.

가족이 줄고, 불고, 오고, 떠나는 34년 동안 작가도 많이 변했다. 사람 많은 자리에서 말이 많아 항상 뒤돌아서면 후회하던 젊은 시절 습관을 줄이고 남의 말 듣기를 더 즐기게 됐다. 또 걸핏하면 싸우던 아      

내에게서 “돌아가신 어머니의 냄새를 맡고 나서” 감사와 존경의 감정을 느끼기 시작했다. 여러 번 몸과 마음의 병을 겪으면서 다소 내용이 무거워졌던 <가족>은 외손녀 정원이가 태어나면서 다시 활기를 되찾았다. “내가 할, 할, 할, 할아, 할아버, 할아버지가 되다니”라고 감격한 최 작가는 최근 외손녀 정원이의 말 한마디와 손짓 하나에 껌뻑 넘어가버리는 “정원교 신자가 돼버렸다”.

400회 연재를 맞아 최근 발행한 <가족 앞모습>과 <가족 뒷모습>을 포함해, <가족>은 이제껏 총 9권의 단행본으로 묶여 나왔다. 작가가 첫 단행본 머리말에서 “이 이야기는 단순히 내 가족의 개인사가 아니라 여러분 모두의 가족사다”라고 말한 만큼, <가족>은 결코 ‘남의 집 이야기’가 아니다. 예비 부부, 신혼 부부, 오래된 부부는 물론 아버지를 이해하기 힘든 아들과 딸, 남편의 머릿속이 궁금한 아내, 자식에게 섭섭한 부모 등 ‘사랑하는 사람을 제대로 사랑하는 법’을 고민하는 모든 이들이 읽고 공감할 만하다.


출처 : 시사in 변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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