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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 동안 성당 벽 속에 몸을 숨겨 왔던, 프랑스 출신의 성 베네딕도회 소속 선교사 앙드레 부통(Andre Bouton, 1914~1980) 신부의 벽화들이 다시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대전 주교좌대흥동본당(주임 박진홍 신부)은 4월 29일, 1970년대 후반 이후 사라진 부통 신부의 벽화 8점을 ‘재현’하는 작업을 모두 마무리했다. 마침내 성당 양편 벽에, 각각 5점씩 부통 신부의 신앙과 그리스도교 교리를 풍성하게 담고 있는 10점의 벽화들이 웅장한 ‘완전체’의 모습을 드러냈다.

앙드레 부통 신부는 1914년 프랑스에서 태어나 1960~70년대 10년 이상 한국 100여 곳에 야수파의 계보를 잇는 그림을 남겼다. 그 중 가장 크고 가장 많은 정성을 들여 제작했던 그림들이 이곳 대흥동성당 양쪽 벽면의 벽화 10점이었다. 하지만 그중 두 점을 제외한 8점은 1977~1979년 사이에 사라졌다.

주임 박진홍 신부는 “풍성한 색채와 온화하고 아름다운 성화에 익숙했던 당시 신부님과 신자들에게 부통 신부의 그림은 당혹스러운 것이었다”며 “정확하게 언제인지는 모르지만 2점만 남겨 놓고 나머지 그림들이 모두 흰색 페인트로 덮여버렸다”고 설명했다.

부통 신부의 사라진 유작들을 세상에 되돌리는 작업은 대흥동본당 설립 100주년이 되는 2019년을 앞두고 여러 가지 기념 행사들을 준비하면서 본격 논의되기 시작했다. ‘복원’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로 논의가 시작됐지만, 방법론에 있어서 ‘복원’과 ‘재현’의 주장이 맞섰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원작은 여전히 벽 속에 보존해 더 이상 훼손되지 않도록 한 뒤, 그 위에 원래 작품과 똑같이 ‘재현’된 그림을 부착하는 방식이 선택됐다.

대흥동본당과 계약을 맺고 재현 작업을 진행한 인천가톨릭대학교 조형예술대학 산학협력단 측은 ‘완전한 복원’은 후대의 과제로 남겨두되, 복원에 최근접한 ‘재현’이 현실적인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말한다. 재현된 그림은 세계적 명성을 지닌 애니메이션 전문가 남명래(레오) 작가가 맡았다. 인천가톨릭대 조형예술대학 겸임교수 겸 산학협력단 연구위원 김경란(마리아) 박사는 이렇게 말했다.

“서구 성화들은 두텁고 단단한 석회벽 위에 그려져서 오랜 세월이 지나도 보존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대흥동성당의 벽화는 벽돌조 표면에 아주 얇게 발라진 시멘트 위에 그려져서 그것이 드러났을 때 오히려 시간이 지나면서 더 크게 훼손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재현’이 더 효과적인 ‘복원’과 보존의 방법이라는 거지요.”

‘재현’은 단순한 ‘모사’를 넘어선다. 대흥동본당 100주년을 준비하면서 김경란 박사는 부통 신부의 유품이 간직된 프랑스 위스크 수도원을 방문해 대흥동성당 벽화를 촬영한 필름과 부통 신부가 직접 쓴 해설을 기적적으로 입수했다.

‘재현’이 가능했던 것은 바로 이 원본을 촬영한 필름, 그리고 국내에 200여 점에 가깝게 남아 있는 부통 신부의 벽화들 덕분이다. 필름으로 벽화 원본의 원형을 찾았고, 야수파 그림의 특징인 비교적 단순한 색의 사용, 그리고 당시 부통 신부가 주문했던 페인트 색깔에 대한 기록들을 바탕으로 벽화들을 재현해 낼 수 있었다.

박진홍 신부는 부통 신부의 벽화들을 되살리는 작업이 교회의 문화와 영성의 풍요를 더해줄 뿐만 아니라, 신자들의 신앙심을 더욱 깊이 있게 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확신했다. 벽화들은 특히 토착화를 추구한 부통 신부의 작품 특징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한복을 입은 성모 마리아와 김대건 신부와 유대철 베드로 등 한국 성인들의 모습도 그려져 있다.

박 신부는 “부통 신부는 고(故) 이남규(루카, 1931~1993) 작가가 1963년에 제작한 십자가의 길 각 처를 묵상하면서 벽화를 그렸다”며 “벽화와 14처가 서로 조응해서 전해주는 영적인 의미가 놀라울 정도로 심오하다”고 말했다.
 

박영호 기자 young@catimes.kr

 

관련 작가(김경란·남명래) 기사 링크: https://www.catholictimes.org/article/article_view.php?aid=337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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