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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밖에 드릴 게 없는 수녀들이 드립니다

by M.콜베 posted Mar 17,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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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밖에 드릴 게 없는 수녀들이 드립니다>

 

 

한국천주교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 사무국장 수녀의 전화 인터뷰

 

수녀님,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코로나19 최전선에서 고생하시는 분들을 위해 수녀님들의 나눔 릴레이가 전국적으로 이어지고 있는데요.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어요?

중세 때 흑사병이 한참이었을 때는 위험부담을 안고도 수도원 밖을 나가서 환자들을 돌보고 같이 죽어갔던 수도자들이 있었죠. 그때는 현미경이 발달되지 않아 세균이나 바이러스를 몰랐던 시대였구요. 그렇지만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사회적 거리 두기를 지키는 것이 정말 중요하고, 저희 수도자들 입장에서 현장에 나가 할 수 있는 것이 기도뿐이었습니다. 그래서 재의 수요일부터 한국 여자수도회 수녀님들 모두가 함께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기도문을 매일 바치면서 수녀원마다 이 지향으로 미사와 기도를 하기 시작했는데요.

하지만 갈수록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고생하고 계시는 의료진들과 관계자들 소식을 들을 때마다 기도밖에 못하는 상황이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그러던 차에 지난 227, 서울대교구 병원사목위원회에서 질병관리본부 직원들을 응원하기 위해 간식을 보냈다는 소식을 듣고, 저희도 뭔가 도울 수 있을까 해서 질병관리본부와 선별진료소에 연락을 해봤는데 필요한 것은 의료진이라고. 그래도 간식 같은 것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하셔서... 그래서 감사하는 마음 응원하는 마음을 편지에 적고, 빵을 좀 사서 정동연합회 사무실 근처의 선별진료소를 다녀왔어요. 수녀들의 마음의 표현이 그런 식으로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어, 무언가라도 돕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하고 계신 수녀님들을 위해 장상연합회 소식망을 통해 이 소식을 공유했어요. 그러고 나니 당장 다음날부터 수녀님들께서 각자의 공동체 근처 선별진료소에 간식을 전달하고 다녀오셨다는 사진이나 사연들을 나누어주셨습니다.

 

수도자들은 공동체 생활을 하시잖아요. 집단 감염이 될 수도 있어서 현장을 찾아가는 게 조심스러우셨을텐데요. 걱정하시는 분들은 없으셨나요?

물론 주위에서 걱정도 하셨고 처음에는 괜찮은 건지 조심스러운 마음도 있었는데요. 선별진료소에 막상 가보니까 방호복을 입은 의료진분 중 한 분에게 다가가 말을 거는 정도는 어려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손편지에 저희 마음을 표현하였기에 바쁘신 분들에게 폐가 되지 않도록 간식 조금 가져왔어요.” “얼마 안되는데.. 너무 감사해서요.” “감사합니다.” 3문장만 말하고 의료진 손에 가져간 간식 쥐어드리고 돌아왔거든요. 전혀 위험하지 않았죠. 물론 마스크도 쓰고 갔구요. 이렇게 결코 위험한 일이 아니었다는 것을 경험하고, 그것을 연합회 수녀님들께 알려드렸더니 수녀님들이 많이 용기를 내신 것 같았습니다.

 

방호복이 2시간 이상 입을 수 없을 만큼 땀이 많이 찬다고 하던데요. 현장에서 어떻게들 일하고 계시던가요?

첫날은 병원 선별진료소에 다녀왔고 다음날은 집 근처의 보건소를 다녀왔는데요. 그렇게 짧게 머무른 탓에 얼마나 힘드신지 대화를 나누지는 못했구요. 보건소에 갔던 날은 토요일 오전이었는데 너무 지쳐서 앉아있는 어린 의료진의 모습을 보며 너무나 마음이 아팠어요.. “빵을 조금 가져왔어요그랬더니 너무 좋아하셨어요. 너무나 지친 모습으로 앉아있던 모습이 오래 마음에 남아 있어요.

 

그러셨군요. 수녀님들의 나눔 릴레이 사진을 보니까 수녀님들의 정성과 마음이 고소란히 느껴지던데요. 어떤 간식들을 보내셨나요?

큰 수녀회 본원처럼 비교적 큰 공동체에서는 직접 컵케잌이나 스콘 같은 것을 구워서 준비하기도 하시고, 샌드위치를 정성껏 만드셨다는 곳들도 여러 군데 있었어요. 김밥을 손수 싸서 보낸 수녀원도 있고, 주로 떡이나 과일, 빵과 음료수 등 수녀님들 공동체 사정에 따라서 다양한 간식들이 나누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의료진 간식비에 보태고 싶은 마음에 수녀님들의 휴가비를 모금한 곳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수녀님들의 휴가비는 여느 직장들의 그것과는 전혀 다를텐데요, 그렇게해도 괜찮습니까?

수도회마다 조금씩 다르기는 한데요. 휴가비라고 하는 것은 실제로 휴가 때 사용하기 위해서 공동체에서 주시는 용돈인데 많지는 않아요. 그렇지만 공동 소유라서 모든 것을 청하고 사용해야 하는 수녀들에게는 자유롭게 알아서 쓸 수 있는 돈이죠.

 

수녀님들의 마음을 하나 가득 담은 응원메시지와 손편지를 아주 예쁘게 꾸며서 전하셨던데요. ‘이건 샌드위치가 아닙니다. 사랑입니다라는 구절도 있던데, 기억에 남는 응원의 메시지들 어떤 것이 있었습니까?

말씀하신 그 표현, “이건 샌드위치가 아닙니다, 사랑입니다.”는 정성껏 싸서 포장하신 샌드위치만큼이나 감동적이었구요. 라디오방송이라서 보여드릴 수 없어 안타까운데 손편지에 그린 그림들 가운데 방역하고 계시는 분 뒤를 열심히 따라다니는 수녀들 그림이 있었어요. 실제로는 그렇게 할 수는 없지만 그렇게 함께 하고픈 간절한 마음이 전달되었을 것 같았어요.

 

저희가 인터뷰 전문과 함께 방금 말씀하신 그림을 포털 사이트에 꼭 올려두도록 하겠습니다. ‘기도밖에 드릴 게 없는 수녀들이 드립니다라는 손편지에 손수 만드신 간식까지 받으면 글쎄요, 가슴이 뭉클할 것 같은데요. 현장에 계신 분들은 뭐라고들 하세요?

간식을 받은 보건소나 진료소, 병원 관계자 분들이 나중에 수녀원에 전화를 일부러 하셔서 너무 감사했다고 편지 읽고 눈물이 다 났다고 큰 격려가 되었다고 감사 표현을 하시려고 연락을 주시기도 했습니다. 그림 카드와 손편지를 계속 벽에 붙여놓고 보고 있다고 하신 의료진들도 계셨구요. 선별진료소에 보낸 간식을 받고, 어떤 병원의 행정부원장신부님이 대신 답신을 보내주셨다는 소식을 들은 적 있어요. “저희 병원에 보내주신 정성스런 손편지와 기도문, 맛있는 빵과 위문품에 의료진과 직원들 모두 감사드리며 기뻐하고 있습니다.”

 

의료진이 부족하다는 말에 간호 인력을 파견한 수도회도 있다고요?

대구의 예수성심시녀회에서 선교사로 파견되기 위해 본원에서 준비하고 계셨던 수녀님께서 간호 인력으로 자원하셨고 지금 선별진료소에서 활동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많은 무료급식소가 중단되면서 끼니 걱정을 하는 어려운 이웃들도 있은데, 이 분들을 돌보는 수녀님들도 계시다면서요?

코로나 확산방지 차원에서 지역의 사회복지시설들이 기존의 봉사자들과 함께 하시던 많은 일들을 못하시게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지역사회내의 소외된 이웃들에게 반찬 지원을 하고 계시는 수녀회들도 있습니다. 성남의 안나의 집이나 민들레국수집처럼 많은 분들을 도와드리지는 못하지만, 작은 나눔이라도 하고 싶은 수녀님들의 움직임이신 것 같습니다. 저희 수녀들은 지금 북한의 상황도 많이 염려가 됩니다. 어떤 상황인지 알 길이 없지만 분명 북한에도 코로나바이러스로 고통받는 분들이 많을 것이라 생각하면서 저희 기도에 포함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최전선에서 많이 지쳤을 의료진과 소방대원들이 국민들의 응원과 격려가 가장 큰 힘이 된다고 했는데요. 수녀님들의 나눔 릴레이를 어떻게 함께 이어갔으면 하고 바라십니까?

사실 이런 인터뷰를 하는 것이 쑥스러울만큼 저희가 했던 것은 너무나 작은 일이고...우리 국민들께서 매일매일 더 큰 감동을 주고 계시잖아요. 며칠 전에는 지체장애 3급을 가지신 분께서 회사에서 받은 마스크를 모아서 손편지와 함께 파출소 앞에 몰래 두고 갔다는 뉴스를 읽었어요. 그뿐 아니라 평생 구두를 닦으며 모으신 돈을 재난극복에 써달라고 선뜻 내신 분의 이야기, 마스크 공장에 시민들의 자원봉사가 끊이지 않는다는 소식들... 어떤 매체에서 이런 소식을 취미가 국난극복인 대한민국 국민들이라고 표현했던데 이렇게 국민의 한 사람으로, 무엇보다도 그리스도인으로 이 시대를 살아가면서 함께 살아가는 이웃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감사함을 서로서로 더 많이 표현하고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런 마음은 마스크 한 장과 빵 하나에도 담길 수 있고, 따뜻한 말과 다정한 미소로도 전해질 수 있을 것 같구요.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기도와 사랑 나눔 릴레이를 이어가고 있는 한국천주교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 유수진 사무국장 수녀와 함께 이야기 나눴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가톨릭평화방송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윤재선입니다>- cpbc 윤재선 기자(leoyun@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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