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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김명준ㅣ제작 스튜디오 느림보ㅣ배급 영화사 진진, 한국독립영화협회ㅣ장르 다큐멘터리ㅣ등급 전체 관람가ㅣ시간 131분


국내 최초로 ‘조선학교’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우리학교].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운파상(다큐멘터리 최우수상)과 올해의 독립영화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스펙터클한 영상이 넘쳐나는 극장가에서, 오랜만에 소박하고 잔잔한 다큐멘터리를 마주할 기회가 생겼다.



해방 직후, 재일조선인 1세들은 일본 땅에 민족학교인 ‘조선학교(우리학교)’를 세운다. 세월이 흘러도 자신의 후손들이 민족의 정신과 언어를 잊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김명준 감독은 ‘혹가이도 조선 초중고급학교’에 머무르며, 그곳의 교원과 학생들의 삶을 묵묵히 담아낸다. 일본의 문화와 일본어에 익숙한 그들이 일본학교를 두고 조선학교를 택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그들은 ‘조선인’이라는 자신의 정체성을 자랑스럽게 여기며, 서투르게나마 조선말을 부지런히 배우고 익히려 한다. 때로는 일본 우익세력의 모욕과 협박에 시달리는 일도 있지만, 조선학교의 학생들은 여느 10대와 다름없는 밝은 모습으로 살아간다.



[우리학교]는 여러모로 다큐멘터리 [송환]을 떠올리게 한다. ‘재일조선인’과 ‘비전향장기수’라는 대상은, 이념 논쟁과 분단이라는 역사적 맥락 속에서 탄생한 특수한 집단이다. 또한 [우리학교]는 김명준 감독의 자기 고백과도 같은 내레이션이 이어진다. [송환] 역시 김동원 감독의 내레이션으로 전개되며, 실제로 ‘오테르 다큐(Auteur Documentary: 감독의 주관이 드러나는 다큐멘터리)를 표방하고 있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제작에서 보인 두 감독의 열정도 견줄만 하다. [송환]은 12년의 제작 기간과 500개의 테이프, 800시간의 촬영이라는 방대한 결과물을 안고 돌아왔다. 김명준 감독도 혹가이도 조선학교 아이들과 3년 5개월이라는 시간을 함께 보내며, 촬영 테잎만 500여개, 편집에만 1년 6개월이라는 인고의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단순히 조선학교 아이들에 대한 호기심으로 접근했다면, 피상적인 스케치에 그쳤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김명준 감독은 아이들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호흡하며, ‘재일조선인으로 산다는 것’을 이해하려는 열정을 보인다. 이처럼 [우리학교]는 감독의 ‘진정성’이 묻어나는 웰 메이드 다큐멘터리다.



사실 다큐멘터리는 사회적으로 소외받는 대상을 수면위로 드러낸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앞서 언급한 [송환]은 ‘비전향장기수’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을 불러 모았으며, 지난해 개봉한 [비상]은 최하위 성적의 팀이라는 이유로 외면당하던 인천 유나이티드FC 축구팀을 주목했다. 마찬가지로 [우리학교]도 사회의 관심에서 멀어진 ‘조선학교의 재일조선인들’에게 따스한 시선을 보내며, 우리에게 있어 재일동포의 존재가 무엇인지를 되묻는다.



현재 일본에 거주하고 있는 재일동포들의 실제 조국은 남한이다. 하지만 한국전쟁 이후, 남한 정부의 무관심으로 그들은 북한을 마음의 조국으로 생각하고 있다. 감독의 설명대로, 재일조선인이 북한으로부터 교육자재를 비롯한 경제적인 원조를 받는다는 이유로, 그들에게 이념 공세로만 일관했던 남한 정부의 태도는 돌이켜볼 필요가 있다. 현재 재일조선인들에 대한 일본 우익세력들의 반목도 극심해져가는 상황이다. 이러한 현실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한다면, 김명준 감독의 진심은 한낱 DVD나 수상기록으로 박제될지도 모를 일이다.


이혜미 기자(skyathena@cinetiz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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